방송과 통신이 융합된 인터넷 TV(IPTV)가 거대한 폭풍처럼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지금은 VOD 중심의 반쪽 서비스가 진행 중이지만 오는 10월 KBS, MBC 등 지상파 재전송이 이뤄질 경우 현재의 방송 시장 지형은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무엇보다도 IPTV로 인해 유선방송 업계의 타격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케이블TV 업계 vs IPTV 업계'
구도는 그 규모면에서 어른과 아이의 싸움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KT의 메가TV, 하나로텔레콤의 하나TV는 막대한 자금력으로 기능과 콘텐츠를 강화해가면서 케이블TV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지만, 과연 그렇다면 IPTV는 절대승자일 수밖에 없을까? 결코 그렇지 않은 이유가 있다. 기능보다는 UI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기사가 있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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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대 45.
한쪽은 웃었고, 다른 한쪽은 울었다.
얼핏 무의미해 보이는 이 숫자는 그러나 미래 방송의 향배가 '기능'이냐 'UI(유저 인터페이스)'냐를 가늠하는 잣대로 두고두고 회자될지도 모른다. 케이블TV 리모컨에 달린 33개의 버튼. 그리고 IPTV 리모컨에 달린 45개의 버튼.
사연은 이렇다. 지난 8월14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IPTV 사업자인 KT와 디지털케이블TV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을 잇달아 방문, 사업 현황과 업계의 고충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IPTV와 디지털케이블 TV가 불꽃 튀는 경쟁을 펼치는 상황에서 최 위원장의 이날 방문은 경쟁 서비스간 우열을 가르는 또 하나의 시험무대로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KT는 처음부터 자신만만했다. 메가TV의 막강한 콘텐츠와 서비스의 비교우위를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결과는 뜻밖이었다. IPTV 시연을 위해 45개의 버튼이 달린 리모컨을 만지작거리던 최시중 위원장의 표정은 썩 밝지 않았다. 앞서 CJ헬로비전에서 체험할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최 위원장은 "기능도 중요하지만 편의성도 중요하다. 50대 아주머니도 쉽게 쓸 수 있어야 한다"며 리모컨 기능의 복잡함을 꼬집었다. 순간 KT 시연장은 찬물을 끼얹은 듯 썰렁해졌다.
사실 이날 시연된 리모컨은 버튼이 당초 51개에서 45개로 6개가 줄어든 것이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버튼이 많다는 지적에 KT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버튼이 많으면 그만큼 기능이 풍부하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메가TV는 동영상 VOD, 게임, 교육 등 푸짐한 기능으로 디지털케이블TV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날의 시연은 단순히 기능만으로는 IPTV가 차세대 미디어 시장을 이끌어갈 수 없음을 확인시켜줬다.
KT는 IPTV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지난 8월11일 남중수 사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IPTV 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남 사장은 "IPTV는 KT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전환하는데 있어 핵심적인 사업인 동시에 국가 경영의 전략 플랫폼"이라고 역설했다.
IPTV에 올인한 KT로서는 최 위원장의 지적이 뼈아픈 경험으로 기억될 것이다. 하지만 기능이 늘어날수록 UI는 간편해야 한다는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기능이 다양하다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사용자가 이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UI를 얼마나 잘 구현하느냐가 진정한 경쟁력"이라는 어느 소비자의 지적을 KT는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Posted by 정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