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의 조우가 몇년만인지 모른다. 드림위즈로 옮겼을 때 만났으니 기억이 아련하다.
수화기 너머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밝았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늘 웃는 모습에 소박하고 긍정적인 마음씨는 여전했다.
그 사이 달라진 점은 애플 기반 사업을 준비 중이라는 것. 오랜 애플 마니아로서 애플 제품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던 그가 애플 기반의 사업을 접목, 드림위즈의 도약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아래아 한글 개발자, 1세대 벤처신화 주역 등 화려한 꼬리표를 달고 다니는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사진)에게 최근 '애플 마니아'라는 또 다른 별칭이 더해졌다.
오래 전 맥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애플과 인연을 맺어온 이 대표는 초기 아이팟 MP3 플레이어 모델은 물론 아직 국내에 출시되지도 않은 3G 아이폰을 해외에서 구매해 사용할 정도로 애플 제품에 푹 빠져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이런 독특한 경험을 블로그(
http://blog.dreamwiz.com/chanjin)를 통해 푸짐하게 펼쳐놓는다.
이찬진 대표는 26일 "애플 제품을 쓰는 것도,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도 사실은 애플 기반의 신사업을 창출하기 위한 의도된 행동"이라면서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 등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플을 향한 그의 '외도'가 단순한 취미가 아닌 새로운 도전이라는 항변이다.
드림위즈가 지난 7월 커넥트 프로젝트를 출범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비스와 콘텐츠, 그리고 사람을 잇는다는 뜻의 '커넥트' 프로젝트는 애플을 기반으로 한 드림위즈의 신성장 동력으로 초점이 맞춰졌다. 예컨대, 애플 아이폰이나 아이팟 터치에서 구동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거나 애플 마니아들의 커뮤니티를 보다 가치지향적으로 꾸려가는 것이다.
이 대표는 커넥트 프로젝트의 첫 성과물로 8월 중순 '아이팟 밸류 팩'을 출시했다. 밸류 팩은 외부 스피커와 보호필름, 그리고 전자사전 SW 등 아이팟 터치용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패키지 상품으로, 3G 아이폰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이 대표는 "국내 아이팟 터치 사용자가 10만명 정도로 추산되며, 내년에는 20만명으로 늘어날 전망이어서 커넥트 프로젝트는 성공적으로 추진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대표는 특히 3G 아이폰의 국내 출시가 이뤄질 경우 커넥트 프로젝트는 '빅뱅'을 일으킬 것으로 확신했다.
지난 7월11일 선보인 애플의 3G 아이폰은 출시 첫달 300만대 판매고를 올리면서 세계적인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는 모바일 표준 프랫폼인 '위피'에 가로 막혀 출시가 지연되고 있는 상태.
그는 위피가 사라지면 국내 콘텐츠 개발사가 도산할 것이라는 일부의 주장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면서 "위피가 사라지면 다양한 모바일 플랫폼이 국내에 들어옴으로써 오히려 국내 벤처들에게는 더 많은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얘기했다.
이찬진 대표는 "3G 아이폰이 위피 족쇄에서 풀려 국내에 출시된다면 1년 내 30만대 이상은 거뜬히 판매될 것"이라면서 "애플 제품을 사용하는 수많은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커넥트 프로젝트는 애플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가치창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989년 아래아한글을 개발, 단숨에 워드프로세서 시장을 평정한 이찬진 대표는 1990년 11월 한글과컴퓨터를 설립해 90년대 국내 IT 산업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다. 1999년 이 대표는 한글과컴퓨터를 매각하고 포털사이트 드림위즈를 설립했으나 명성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다양한 실험으로 재기를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