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MHz 주파수의 의무 공동 이용(로밍) 허용 여부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결정이 연말로 미뤄졌다.
방통위는 8일 전체회의를 열고 SK텔레콤이 사용하고 있는 800MHz 주파수에 대한 LG텔레콤의 로밍 요구를 논의, 연말에 재검토하기로 결정을 미뤘다.
이날 방통위는 800MHz 주파수 회수 이후 로밍을 허용하는 안과 지금처럼 사업자간 자율협상에 따라 로밍을 결정하는 안, 그리고 로밍을 의무적으로 도입하는 안 3가지를 놓고 저울질했으나 연말 전까지는 업체간 협상에 맡긴다는 사실상 2안으로 입장을 모았다.
위원들은 로밍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시각차를 드러냈으나 시기에 대해서는 대체로 의견이 일치했다.
이병기 위원은 "로밍은 네트워크 망을 구축하는 사업자들의 투자의지를 위축시킬 수도 있다"고 전제한 뒤 "800MHz 주파수 로밍이 지금 결정되면 800MHz 대역이 고착화될 것이고 나중에 700, 800, 900MHz 등의 주파수 재배치 논의 때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시기를 문제 삼았다.
형태근 위원은 업체간 자율협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2011년 주파수 재배치가 이뤄지는 만큼 그와 연계하는 게 좋다"며 사실상 조기 도입에 반대했다.
이에 따라 최시중 위원장은 "로밍을 허가하더라도 준비기간, 절차 등을 따르려면 시간이 걸리는 만큼 연말 주파수 회수 재배치 때 로밍 의무화를 재검토하겠다"고 최종 결정했다.
현재 SK텔레콤이 사용하고 있는 800MHz 주파수 대역은 2001년 6월 회수될 예정이며, 아날로그TV 방송이 사용하고 있는 700MHz도 2012년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되면서 재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군사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900MHz도 재배치 논의가 필요한 시점인 가운데, 방통위는 이들 주파수 재배치의 기본방향을 연내 확정하는 과정에서 800MHz 로밍 허용 여부까지 함께 처리키로 한 것이다.
내심 로밍 허용을 기대했던 LG텔레콤은 방통위의 결정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LG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황금주파수인 800MHz의 커버리지 확대로 인한 소비자 편익을 강화하고, 800MHz 주파수의 특정 회사 독점을 해소하며, 이를 통해 시장에 공정경쟁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800MHz 로밍이 조속히 도입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반면, 로밍보다는 주파수 회수 재배치를 요구해온 KTF는 방통위가 주파수 재배치 논의에 집중해줄 것으로 요구했으며, 당분간 주파수 로밍 논란에서 벗어나게 된 SK텔레콤도 방통위의 결정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방통위가 연말에 로밍 도입 여부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논란이 완전히 사그라든 것은 아니다. 특히 이경자 위원이 "주파수 관리자로서 효율적 이용 증대를 위해 방통위는 로밍을 허용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일부 위원이 로밍에 적극 찬성하고 있어 로밍 논란은 연말 주파수 재배치와 맞물려 재점화될 가능성이 크다.
방통위의 이날 결정이 공정거래위원회 입장과 정면 배치되는 점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공정위는 올초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 인가조건으로 800MHz 주파수 로밍 의무를 요구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방통위가 로밍 허용 불가 방침을 내린 것이 아니라 도입 여부 결정을 연말로 미룬 만큼 공정위 결정과 완전히 배치된다고 볼 수 없다"며 "위원간 로밍 허용에 입장차가 있어서 연말 주파수 재배치 논의 때 로밍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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