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오보입니다, 오~보!"
 
이달 중순 뜬금없이 터져 나온 '삼성, 2011년 노트북 시장 철수'라는 외신보도에 대해 삼성전자측은 황당하고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외신보도의 사실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죽을 각오로 열심히 뛰겠다고 한 것인데 진짜 죽을 것이라고 했다면 이는 한 마디로 넌센스"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유럽의 IT전문기자 10여명을 수원 본사로 초청, 삼성 노트북사업의 글로벌 전략을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 홍석용 부장은 2011년까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5.7%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5.7%'는 연간 1100만대의 노트북을 팔아야 달성할 수 있는 수치다.
 
하지만 외신기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먼저 영국 '크레이브UK' 미디어의 매튜 스파크스 기자가 '삼성, 노트북 시장 포기하겠다고 으름장'(Samsung threatens to abandon the laptop market)이라는 기사로 선수를 치자 미국 씨넷의 로리 레이드 기자는 한술 더 떠 '삼성, 2011년 노트북 시장 철수'(Samsung may abandon laptops by 2011)로 맞장구를 쳤다.

IT 분야에서는 꽤 알려진 기즈모도 사이트도 '삼성, 3년 내 노트북 시장 철수 협박'(Samsung Threatens to Pull out of the Laptop Market Within Three Years)이라는 기사로 이번 해프닝에 동참했다.
 
한 마디로 삼성이 '죽을 각오로 열심히 하겠다'고 한 것을 외신기자들은 '그래? 그럼, 죽겠구나'고 화답(?)한 것이다.

그러나 '사업 철수' 운운하는 이들 기사 어디서도 삼성이 2001년 노트북 시장을 철수한다는 대목을 찾아볼 수는 없다. 사실 이들 기사의 요지는 삼성의 점유율 5.7% 달성이 쉽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노트북시장은 HP 23%, 에이서 16%, 델 14%, 도시바 10%, 소니가 6%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은 2005년 1.5%에서 2007년 1.7%로 2년간 0.2%가 늘었을 뿐이다. 그런 삼성이 3년 뒤 점유율을 지금보다 무려 3배나 높이겠다고 하니 외신기자들이 가당치 않다고 판단했던 모양이다.

삼성이 5.7% 점유율을 달성하려면 저가 노트북을 대량 공급하거나 미국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는 것이 외신기자들의 지적이다. 하지만 삼성은 기존 제품의 매출 감소를 우려해 저가 노트북 출시에 부정적이며, 미국시장에는 현재 UMPC(울트라모바일 PC)만 공급하고 있다.

'노트북 시장 철수'라는 도발적인 기사 제목의 이면에는 이같은 삼성의 한계와 외신기자들의 냉소가 숨어있었던 셈이다.
 
따라서 삼성이 단순히 제목만 보고 발끈하기보다는 그들의 따가운 지적을 귀기울여 듣는 겸손함과 여유가 필요하다. 저가 노트북 출시와 미국시장 진출이라는 두가지 사안이 뒷받침돼야 삼성전자가 글로벌 기업으로서 5.7% 점유율을 달성할 것이라는 외신의 지적을 되새겨봐야 한다는 뜻이다.

삼성이 2011년 '시장 철수'가 아닌 '점유율 확대'로 지금의 냉소적인 기류를 확 뒤집어놓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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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