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치' 운전자들의 도우미인 자동차 내비게이션이 정작 필요할 때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갑자기 신호가 끊어지거나 엉뚱한 길안내로 운전자들의 진땀을 빼게 하는 등 '길치 도우미'라는 애칭이 무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와 소비자보호원 등에 따르면, 자동차 내비게이션과 관련한 피해신고 건수는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1076건에 이른다. 이같은 수치는 신호 불량이나 지도 오류 등 운전자들의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내비게이션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오류로 GPS 수신 불량을 꼽을 수 있다. 지난 해 엠앤소프트의 '맵피'에서 GPS 수신불량이 발생한 것은 지도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발생한 특이한 사고 사례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GPS 오류는 위성신호를 정상적으로 처리하지 못하는 기계적인 원인에서 비롯되는데, 앰엔소프트의 경우는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해 위성신호가 제대로 잡히지 않은 것이다.
국내 내비게이션 1위 업체인 팅크웨어측은 "최근에는 수신율을 크게 높인 '서프(SIRF) 3' 칩을 기본 탑재해 예전보다 위성신호를 잘 잡아내지만 빌딩이 밀집된 지역 등의 음영 지역에서는 위성신호가 끊기거나 신호가 튀곤 한다"면서 "유럽의 GPS인 갈릴레오 프로젝트가 2013년 실용화된다면 수신율이 훨씬 많이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비게이션 오류는 지도와 관련해서도 많이 지적되고 있다. 실제 도로와 내비게이션의 지도가 다른 경우가 적지 않다는 얘기다. 현재 국내 업체들은 두 달에 한 번씩 지도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따라서 그 사이 도로 상황이 바뀌면 엉뚱한 안내를 받아 전혀 다른 길을 달릴 수도 있다.
파인디지털의 한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은 50명 안팎의 전문 인력들이 매일 200km 이상을 돌며 도로변경 상황을 체크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완벽한 지도를 만들기는 어려운 일이다"면서 "이 같은 문제를 최소화하려면 지도 제작 인력을 늘려야 하나 비용 증가 때문에 그마저 쉽지 않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지도 업그레이드 주기를 단축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해외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업그레이드 유료화"가 거론되기도 한다. 실제로 미국은 년 1회 100달러, 일본은 년 1회 2만엔, 그리고 유럽은 년 2회 60유로 안팎으로 유료 업그레이드제도가 정착돼 있다.
하지만 공짜 업그레이드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에게 덜컥 유료화정책을 밀어붙이다가는 엄청난 반발을 부를 것이 불보듯 뻔하다는 것이 업계의 고민이다.
현재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은 7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국내에 보급된 차량용 내비게이션은 2007년 말까지 430만여 로 자동차 4대 중 1대꼴로 내비게이션을 사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실적으로 완벽한 지도를 만들 수는 없는 만큼 소비자들은 지도 업그레이드를 수시로 해야 하고, 또한 내비게이션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대신 내비를 주행의 참고용으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지난 해의 경우, 1~4월 넉달간 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피해신고 건수가 2000건을 넘었지만 올해 들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은 내비게이션이 진화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지도 오류나 신호불량이 대형사고를 낳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내비게이션의 오류는 지금도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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