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PC 메이커 4위와 8위가 동침을 선언하면서 컴퓨터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세계 PC 4위 업체인 대만 에이서는 8월28일(미국 시각) 세계 8위의 게이트웨이를 7억1천만 달러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에이서는 2년 전 IBM PC 사업부를 사들이면서 혜성처럼 등장한 중국의 레노버를 제치고 세계 넘버 3로 뛰어올랐다.
월스트리트 저널 자료
연간 매출과 PC 생산량에서도 각각 150억 달러(2006년 기준), 2천500만대(올해 예상)를 자랑하는 공룡 기업이 탄생한 셈이다.
직원 1천600여명에 작년 매출 40억 달러에 이르는 게이트웨이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PC 브랜드 중 하나이지만 델이나 HP의 벽을 넘지 못하고 부진을 이어갔다. 최근 2사분기에는 미국 내 점유율이 7%까지 떨어지면서 애플에게도 추월당할 위기에 처했었다.
다행히 에이서가 게이트웨이 브랜드를 계속 쓸 것이라고 밝혀 '은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2005년 초 IBM의 PC 사업부를 중국 레노버에 넘기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던 미국에게는 에이서의 게이트웨이 인수가 또 하나의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다.
게이트웨이가 미국 브랜드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합병으로 에이서의 미국 진출은 더욱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직원 5천300명에 노트북, 데스크탑, 서버, LCD, HDTV, 프로젝터, 내비게이터 등 다양한 기기를 생산하고 작년 매출이 113억 달러에 이르는 에이서는 게이트웨이를 발판 삼아 베스트바이와 같은 리테일 체인점에 진출하기를 원하고 있다.
에이서가 게이트웨어를 끌어안으면서 당장 순위가 떨어진 레노보는 적잖이 신경이 쓰일 것이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이번 합병으로 세계 TOP 5에는 중국계 브랜드가 두 개나 이름을 올려놓았다. 한국이 IT 강국이라고 하지만 PC 분야에서는 확실히 중국과 대만을 부러워해야 할 처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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